자민당 의원들 "유네스코 일본대사가 강제노동 인정했다는 오해 낳았다"성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본 산업시설에서 조선인이 강제노동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일본 집권당 자민당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날 국제정보검토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합동회의를 열어 앞서 사토 구니(佐藤地) 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부 시설에서 조선인 강제 노역했다고 언급해 생긴 논란을 의제로 다뤘다.
↑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 노역에 시달린 탄광이 있는 하시마(일명 군함도)(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참석자들은 당시 발언이 '일본 정부가 강제노동을 인정했다는 오해를 낳았다'고 성토했다.
또 '징용은 강제노동이 아니다'는 뜻을 제대로 국제사회에 알리도록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 추진을 검토했다.
결의안이 국회에서 채택되면 강제 노동을 부인하려는 일본 내 움직임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사토 대사는 이달 5일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서 강제로 노역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있었다'(…there were a large number of Koreans and others who were brought against their will and forced to work under the harsh conditions…)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해당 발언이 징용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차원이며 ILO(국제노동기구)가 정의한 '강제노동'(forced labor)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ILO는 일본이 전쟁 중 한국과 중국 노동자를 대거 동원해서 일 시킨 것이 강제 노동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1999년에 이미 보고서로 밝혔으며 같은 견해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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